본문 바로가기

일상생활정보

재활용품 분리수거 사태

  최근 몇 일 사이에 폐비닐과 스티로폼을 버리는 것에 대한 뉴스가 있었습니다.  서울, 부산 등 전국 곳곳의 아파트 단지에서 재활용 폐기물 처리에 대한 대란이 벌어졌습니다.  일부 재활용 수거업체에서 비닐이나 스티로폼을 수거 못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시작이 됐습니다.

  저희 아파트에는 그런 일은 없었지만, 뉴스를 보니 일부 아파트에는 비닐, 스티로폼을 일반 종량제 봉투에 버리라는 공고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재활용 처리를 두고 주민들과 경비원 사이에 실랑이도 많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정확한 기준이 뭔지 몰라서, 경비원들은 맡은 일을 하기 위해 실랑이를 하다보면 언성도 높아집니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폐비닐, 페트병 등 재활용 품목을 일반 쓰레기로 내놓으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파트 관리소는 재활용 수거가 안되니까 종량제봉투에다 버리라고 안내합니다.  이로 인해 주민과 경비원간의 갈등은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다행이 4월 2일 환경부가 서울 · 수도권 내 재활용 쓰레기 민간 선별 업체 48곳이 모두 폐비닐, 스티로폼, 페트병 등 재활용품을 정상적으로 수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 긴급대책 주요내용

  ◎ 폐기물 선별 후 남은 잔재물을 생활폐기물로 처리 (기존 : 사업장 폐기물로 처리), 톤당 약 20~30만원 처리비용이 톤당 약 4~5만원으로 줄어듬.

  ◎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지원금 조기 지급

  ◎ 국내 폐지, 폐플라스틱 사용업체들의 국산원료 사용 물량을 늘리는 방안 추진

  긴급하게나마 재활용품을 수거해가기로 한 것은 칭찬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적 효과에 그치고 근본적인 대책은 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소각장에서는 이미 처리할 능력이 없어 수도권매립지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생활폐기물로 처리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지원금 조기지급은 추가적 재원 문제가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합니다.  재활용 관련 통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내에 재생원료 시장을 확대하는 등 장기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재활용 수거업체에서 재활용 폐기물을 수거를 하지 않겠다고 한 이유는 중국의 재활용품 수입규제와 단가 하락, 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면서 재활용 쓰레기 값이 곤두박질쳤습니다.  중국 수출 품목인 폐지가격은 수도권을 기준으로 지난 1월 136월에서 3월 90원으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떨어지다보니 업체들은 수익성이 악화되어 더 이상 쓰레기를 받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 분들도 이익을 얻기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자원봉사자가 아닌 이상 마이너스나는 사업을 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이런 사태가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재활용 수입규제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수입규제는 갑자기 시작된 것일까요?

  중국 환경보호부는 지난해인 2017년 7월 20일에 '올 연말부터 폐플라스틱, 분류되지 않은 폐지, 폐금속, 폐방직원료 등 24가지 고체 폐기물에 대해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불법 업자들이 이윤을 위해 고체 폐기물을 불법 수입하거나 밀수해 심각한 환경문제를 유발하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단속으로 불법 행위를 근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중국 정부는 같은 달 18일에 세계무역기구(WTO)에도 문건을 발송해 '9월부터 수입금지조치 시행'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쓰레기 수입 중단이 통상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WTO에 통보를 했다고 전해져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더러운 쓰레기와 심지어는 위험한 쓰레기가 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쓰레기에 뒤섞여 들어오고 있다"면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쓰레기 가운데 상당량은 제대로 세척되지 않거나 재활용 할 수 없는 물질과 섞여 들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쓰레기를 수입하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나라 중 하나가 중국이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땅이 넓어서 쓰레기를 버리면 버렸지 수입할꺼라고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또한, 버려지는 재활용 폐기물은 국내에서만 재활용으로 사용되거나 폐기되는 줄만 알았는데 이런 폐기물을 수입하는 나라도 있었다니요.

  1980년대 이후 중국 정부는 자원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재활용할 수 있는 고체 폐기물을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했습니다.  이를 산업화에 활용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은 세계 최대 '쓰레기 수입대국'으로 거듭났습니다.  중국은 2016년에만 730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수입했는데 이는 세계 수입량의 56%정도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각주:1]

  이렇게 수입한 고체 폐기물은 제조업 호황에 기여를 했습니다.  미국에서 수입한 음료수 캔은 의류용 섬유나 기계 제작용 금속으로 재가공되었습니다.  수입한 폐지를 제품 포장재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플라스틱을 생산할 때, 폐플라스틱을 사용하면 에너지를 87%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에너지 절감을 통해 저렴하게 제품을 만들어서 역수출을 하면서 제조업이 호황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급속한 산업화는 다른 문제를 야기시켰습니다.  중국 정부는 산업화로 인한 폐기물 처리 규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는 10년간(2017년기준) 중국이 수입한 고체 폐기물은 총 5억 톤에 달합니다.  연간 5,000만 톤 이상을 수입한겁니다.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이만큼을 수입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이만큼의 쓰레기가 발생한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5,000만 톤이 어느정도의 양인지 감이 안옵니다.

  현존하는 동물은 물론, 역사상 존재했던 동물 가운데 가장 거대하고 무거운 동물은 흰수염고래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에 따르면 가장 큰 고래는 170t까지 나갑니다.  5,000만 톤이면 약 29만마리의 고래분량입니다.  상상할 수 없으만큼의 쓰레기양입니다.  이렇게 많은 양의 쓰레기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었으니 수입이 중단되면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4DOo4fI2ZjA&t=26s 한겨레 영상뉴스 캡쳐

 

 

  중국은 미국의 최대 고체폐기물 수입국으로, 2016년에는 미국이 중국으로 수출한 폐금속은 56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본도 주요 수입국인데 2억 3,400만 달러의 폐지를 수입했고 4억 3,900만 달러의 폐플라스틱을 수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폐플라스틱은 9,200만 달러 수준인데 중국 수입시장에서 2%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국 수입시장의 2%정도만 해당하는 우리나라가 지금에서야 대란이라면서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중국에서 발표한지 6개월이 지났는데 왜 우리나라는 예상하여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을까요?

  올해 1월에 나온 뉴스를 보면 이미 세계 각지에서 대책마련에 고심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영국의 한 쓰레기 처리장에는 이미 폐플라스틱들이 잔뜩 쌓이기 시작했고, 아일랜드와 독일 등 몇몇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 등에서도 영국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홍콩 등 항구도시의 야적장에도 수 톤에 달하는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있다고 합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플라스틱이 없는 판매대를 만들 것을 촉구하기도 했으며, 유럽연합(EU)은 비닐봉지 등 포장재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같은 동남아시아에 폐기물 수입량은 급증했습니다.  베트남은 2016년 34만 톤에서 2017년 55만 톤으로 폐플라스틱 수입량이 증가했습니다.  중국에서도 산업화를 위해 재활용 폐기물을 수입했다가 중단한 것처럼 동남아의 여러 국가들도 어느 정도 발전하며 시민사회가 성숙하면 폐기물 수입 중단을 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해법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환경오염을 전 세계로 넓혀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입금지된 일부 고체 폐기물의 수입동향(2017년 상반기 기준), 자료원 : GTA> 출처. https://news.kotra.or.kr/user/globalBbs/kotranews/5/globalBbsDataView.do?setIdx=244&dataIdx=160098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었고 이미 작년부터 예고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부나 환경부에서는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걸 볼 때마다 안타깝고 정부나 관련 부서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답답한 생각이 듭니다.  작년 7월에 중국에서 발표를 했을때 충분히 논의가 되고 대책을 세웠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마땅한 대안이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국민들은 덜 혼란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중국의 문제 외에도 우리나라에서 무분별한 수입도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시민단체 자원순환 사회연대의 김미화 사무총장에 따르면 외국의 플라스틱이나 비닐 등을 수입을 자제하는 정책이 마련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유럽이 중국에다 팔던 것들을 중국이 금지시키니까 우리나라 쪽으로 수출을 합니다.  유럽에서 좋은 페트병이나 플라스틱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싸게 막 들어오고, 우리나라 제품은 지저분하고 분리 배출이 잘 안 되다 보니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깔려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시장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어느 정도 개입을 해야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재활용 수거업체 관련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중국도 문제지만 일반 시민들의 인식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수입을 금지하고, 가격이 떨어진 것도 이유인데 그것 말고도 다른 이유들도 재활용 수거업체를 어렵게 합니다.  재활용 수거를 하다보면 분류가 제대로 안되있다고 합니다.  플라스틱에 먹다 남은 음식물이 있거나 택배박스 안에 다른 내용물이 있는 채로 버려져있어서 한 번 더 분류 작업을 하면 인력이 많이 들어가는 겁니다.  비닐봉지에 음식물을 넣어서 먹고 더러워진 채로 버리면 업체에서 다시 버려야 합니다.  그냥 폐기물로 버려야 하는데 제대로 분리수거를 안하니 두 번 일하면서 비용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택배박스에 테이프나 송장같은 것도 뜯고 버려야 합니다.  스티로폼에도 스티커같은 것이 붙어있으면 떼어내야 합니다.  제대로 버리지 않은 우리들 때문에 이중으로 인력이 낭비되고 비용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우리가 받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은 누구 하나의 책임이 아니라 주민들의 책임도 있고 지자체의 책임도 있고 정부의 책임도 있고 수거업체의 책임도 있는 모두의 책임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분류를 잘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우리나라는 플라스틱이나 비닐봉투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1회용품에 대해 무감각하게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테이크 아웃 커피숍을 보면 엄청난 플라스틱을 사용합니다.  플라스틱 컵, 플라스틱 빨래, 뚜껑 등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게 많습니다.

  커피숍 쓰레기통을 보면 플라스틱 컵으로 가득 차있는 모습을 한번쯤을 봤을 겁니다.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면 할인해주는 곳이 많으나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귀찮기도 하기 때문에 일회용 플라스틱컵을 사용하는데 무감각하고 편리하게만 생각합니다.  쓰레기를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적절한 정책이 필요하고 우리들의 인식변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환경부에서 단기적으로 대책을 내놓아서 급한 불은 껐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대로 정부, 지자체, 수거업체, 주민들이 힘을 합치고 인식에 대한 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분리수거를 할 때 제대로 분리해서 버리는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플라스틱컵보다는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택배박스를 버릴 때마다 테이브, 송장을 떼고 버리고, 플라스틱을 씻어서 말리고,  텀블러를 사용하는게 귀찮고 손이 많이 갈텐데 의식적으로 행동하려고 한다면 바뀔꺼라는 믿음을 가지고 노력해보려 합니다.

 

  1.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참고 [본문으로]